"책덕의 10년, 일과생활" 행사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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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던 어느 여름, 사무실을 조용히 빠져나와 마포세무서로 달려가는 제 겨드랑이는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사업자 등록 번호를 빨리 알려달라는 번역권 중계 에이전시의 독촉에 반차를 쓰고 뛰쳐나온 거였죠. 2013년 6월 28일, '매일 다 써진 것 같은' 일상에서 벗어날 탈출구를 찾고 있던 27살 김민희가 떠오르는군요.

그로부터 10년, 월급도 없이 간섭도 없이 자유와 책임만 무한대인 삶을 사는 어엿한(?) 자유일꾼이 되었습니다. 책덕 출판사 대표라고 소개하지만 대표할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밖에 없는, 잊을 만하면 책을 만들어 총 6종의 책밖에 없는, 베스트셀러도 3천 부 넘게 팔린 책도 없네요.

어쨌든 책덕은 10년을 생존했습니다(짝짝짝). 주변에서,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조차 이렇게 이상하게(?) 살아남은 것도 신기한데, 사실 10주년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계약한 번역서들의 재계약은 돌림노래처럼 다가오고 잔고는 점점 떨어지고 너무 잡다한 일을 하다보니 어느 노선으로 방향을 잡고 벌어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이 너무 많았거든요. 

그러다가 이왕 이렇게 된 거, 10주년을 맞이해서 파티가 아니라 책덕의 상황과 계획을 다 털어놓고 책덕을 아껴주는 분들과 같이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디에서 할까가 문제였어요. 괜찮은 공간을 대관하고 프레젠테이션으로 상황을 공유하면서 이야기 나누고 간단히 다과를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한데 10년 간 쌓인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공유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결국 제가 일하고 생활하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에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책덕을 운영하면서 쌓인 서류와 자료가 있고 참고하는 책들이 있고 정신 없이 쌓인 리플렛도 있고 고장나면 큰일인 컴퓨터가 있고 제가 쓰는 대단할 건 없지만 자잘한 도구들이 있는 곳, 그래서 정말 적나라하게 제가 일하는 방식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곳, 10평 남짓한 낡은 빌라에서 작당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매일 청소 중인데, 정말 낡은 건 어떻게 가릴 수가 없군요.)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이냐!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6월 28일 수요일, 책덕 집은 1시에 문을 엽니다. 악어식당의 림주가 멋진 솜씨로 "책덕10"만을 위한 간단한 집게간식을 만들어줄 거에요. 그리고 음료도 취향별로 몇 가지 준비해놓을 예정이고요. 

1. 코믹릴리프 5종 중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가져오시면 책에서(책은 저희집에 많으니 안 가져오셔도 됩니다!) 그 부분을 오린 다음 함께 스크랩북을 만들 거예요. 밑에 코멘트를 남겨주셔도 좋고요. 이 스크랩북은 나중에 책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2. 몇 가지 전시 비스무리한 것을 꾸며놓으려고 해요. 책덕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보여주는 사진과 자료를 벽에 붙여놓고 쭉 구경하실 수 있도록요. 이렇게 쌩쌩하게 살아서 자기 낙서를 직접 전시하는 인간이 또 있을까 싶네요. ㅎㅎ

3. 작업을 주로 하는 방에 들어오면 제 컴퓨터를 켜둘 거예요. 작업하는 프로그램이나 방식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시면 물어보셔도 됩니다. 옆에는 돌출형 창문에 출판하면서 쌓인 서류와 자료, 그리고 번역한 책 원서들이 있는데 이쪽도 편하게 보셔도 되고요. 너무 쌓여있어서 무너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ㅎㅎ

4. 1시간에 네 분씩 오니까 아마 너무 복작하지 않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꼭 직접 물어보고 싶었던 게 있다면 물어봐 주세요. 시간 관계상 자세한 고민 상담을 할 수 없지만 간단한 질문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5. 책덕의 시즌2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쌓인 물건을 좀 정리할 예정이에요. 몇 부밖에 남지 않은 <어떤 계약>(3,000원), 북페어에 가지고 나가려고 샀던 나무 북레스트(20,000원), <이것도 출판이라고> 때 만든 '출판좋아' 노트(3,000원)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인데 책덕에게 유용하다 싶은 것을 가져다 주셔도 좋습니다. 아나바다 환영!)

6. 5시 고민공유회 "책덕 이대로 괜찮은가"는 1시간 정도 진행할 예정이고요. 10년 동안 일을 하면서 느꼈던 것과 현재 저의 가장 큰 고민 몇 가지를 공개하고 함께 이야기 나눌 거예요.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제가 특히 또 좋아하는 커다란 전지를 가운데에 깔고 낙서를 하면서 편하게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그리고 여러분의 고민도 가져오신다면 같이 고민해 보는 시간까지 보냈으면 합니다. 


신청 방법

신청은 아래 링크('되는시간'이라는 서비스입니다)에서 날짜 누르고 시간 누른 다음 이름, 연락처를 적어서 접수해주시면 됩니다. 제가 나중에 승인을 하긴 하지만 접수한 순간 신청 완료입니다. 승인하면서 집에 들어오실 때 확인 가능한 '우리만의 암호'를 알려드릴게요. (이런 거 해보고 싶었음.) 

6월 28일 시간 예약하러 가기(선착순)

참석자 준비물: 코믹릴리프 시리즈 책 속에서 좋아하는 문장(강요는 아님), 그리고 열린 마음


Q. 그날 못 가는 사람은 어떻게 하나요?

인스타 스토리에서 설문을 한 적이 있는데 직접 못 오시는 분들이 반 정도더라구요. 그분들을 위해 또 준비하고 있는 게 있는데 일단 지금 만드는 중이고, 그동안 심심할 여러분을 위해 애스크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익명이나 회원가입을 해서 질문을 남길 수 있는 페이지입니다. 못 오시는 분 중에 질문이 있으신 분은 편하게 남겨주세요. (조금 여유있는 시간에 답변 올리도록 할게요.)

책덕 애스크: 질문 남기러 가기

Q. 책덕에 대해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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